sitelink1 | |
---|---|
sitelink2 | |
sitelink3 | |
sitelink4 | |
sitelink5 | |
extra_vars6 |
나는 2002년에 월드컵때 대학을 졸업하고
2004년도에 첫 it회사에 입사한 후
다음해에 일본 si시장에서 일을 하다가
2008년도 중반에 한국에 돌아와 T사의 RND 부서에 15년을 재직하였다.
해당 부서에서도 5년간은 실제 제품 개발에 매진하였고
나머지 10년간은 제품 품질에 대한 요구관리라는 보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마지막엔 결국 구조조정에 따른 권고사직을 통보받게 되었다.
내나이 50도 안된 나이에 빠른 권고사직 덕분인지
그동안 나의 시야를 가리고 있던 베일을 한순간에 걷어낸 계기가 되어주었던 해프닝이었다.
T사에 재직중일때만해도 내가 개발하는 제품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잠시 가질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내가 개발한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나조차도 매우 혼란스럽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오늘 우연찮게 내가 한때 자주 갔던 개발자커뮤니티에 내가 개발한 제품에 대한 순수한(?) 악플을 만나게 되었다.
절반은 욕설과 비난이 뒤섞여있어 오히려 발화자가 주장하는 논제가 비난에 촛점을 맞춘것처럼 보였는데
주요 골자는 기술적인 한계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이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댓글들의 내용들도 주욱 살펴봤는데
결론은 알 수 없다였다.
제품에 대한 한계는 이미 개발때부터도 알고 있던 내용인데
이를 커버해주는게 시장에서의 인지도로 평가되는 영업력과 정치력이다.
많은 공공 si 프로젝트에서 채택되어 강요받았던 현실때문에
si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실무자들은 T회사의 제품을 울며 겨자먹기로 학습하고 사용해야만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비난을 받을 물건은 아니었다.
이제 막 전산에 발들이는 신입들에게 해당 제품의 진입장벽은 꽤나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렇게 발들인 후의 문제는... 이후 급격한 상승곡선의 기술 장벽에 맞닥뜨리는데
그 장벽을 넘기 위해 필요한 도우미들이(레퍼런스와 교육) 지극히 제한적이라는데 있다.
심지어 그 장벽 너머에서 다른 솔루션들은 꽤나 안정적인 모양새이지만(웹기반 오픈소스)
T사의 제품은 도저히 벗어나기 힘든 기술제약의 늪에 빠져버리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진 않았다.
왜냐하면 모두가 T사의 제품을 이용하여 생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그렇게 악덕 기업이라고해도 우리의 가정에 삼성 가전 하나쯤은 누구나 사용중이다.
직접적인 피해자로써 일부러 기피하지 않는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문명의 이기를 버려가면서 원시인처럼 살 수 없는거다.
도구를 바꾸면 되는데 그 도구를 쥐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젠 위에 언급한 악플의 내용은 공허한 외침으로만 느껴지고 있다.